쾨펠 연숙/SOOKI

질투

허한 마음 한 구석에

싹 트는 질투
무엇을 향한 것인지도
모르게
커가고 있는 것
개나리가 담장에 기대어
자기의 노란 색을
과시하듯이

희망은
개나리가 지닌
노란 빛처럼 강하다
삶 그리고
젖어 드는 외로움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뼈에 사무친
슬픔과도 같은 것

무언가를 향한 갈망은
시들어 가고
텅 빈 마음 한구석엔
고개 들고 나서는
질투
무엇을 향한 것인지도 모르게
커가고 있는 것
아마 이건 봄을 향한
질투인가 보다

고향 생각

황금물결 바람 따라

내 뺨 스쳐갈 때
하늘은 단풍 속에 푸르러
가을은 깊어만 간다
내 고향,
서울에도 지금쯤
단풍 속에 한창일 거야
흩어지는 은행잎 사이로 옛 친구들 모습 아른거려
천리길 단숨에 가고픈 고향
바람아 불어라
내 마음 싣고 서울로 가거라
이 사랑 전해주고 오너라

모래 바람

모래 바람

바람이 분다,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모래바람, 바람이
우리네 볼스치고
몰아치는 바람엔
모래성 무너지고,
검게 그을은 얼굴엔
모래 떡 찰싹 붙어
여행객 괴롭힐 때
바람이 분다,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모래바람 오늘도
무인도로 실려 간다.

Sandsturm

Es weht der Wind von West nach Ost.
Er füllt mit Sand sich, hüllt uns ein
und schleift die Burgen, die von
Kinderhand erbaut am Strande standen.
Auf braungebrannter Haut.
beißt weißer Sand sich fest.
Der Sturm zieht über Spiekeroog hinweg –
ins Niemands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