쾨펠 연숙/SOOKI

갈 수없는 나라

100번 버스가 이젠
브란덴부르크 대문을 지나
바라보면
동편은
뻐엉 뚫려 이상하기도 한
자유가 있는 동쪽의 나라

베를린 장벽 무너지고
움츠렸던 동인들 새 물결 타고
신세계로 한 걸음 나아간다

날아라 휠 휠
동인들아!
저 높은 하늘 향해
자유의 날개 활짝 퍼고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그립고 그리웠던 동서의 만남
기쁨이 채 가시기 전
마음의 장벽 하늘만큼 높아
가까이 가지 않는 서인들
가까이 오지 않는 동인들

녹슨 기찻길

동쪽, 동 베를린이었던
프렌쯔라워 가로수 길에
녹슨 철로길 따라
하얀 마가레트 꽃
바람에 하늘댄다
이름 모를 들꽃들이
하늘을 향해 재잘거릴 때
들풀들은 함께 합창을 한다

달리고 달려도
그칠 줄 모르는 기찻길
빨갛게 녹슨 그 옆엔
하얀, 노랑, 보라색 야생화가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갑자기 전철 한 대가
숨 가쁘게 달린다
누구를 태우리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안이 팅 비어 있다

하늘을 향해 노래하던
수많은 들꽃들은
요란한 기차 소리에 놀라
숨 죽이고, 얼싸안은 채
전차가 지나간 후엔
아무일 없었던 듯
까르르 웃어댄다.

담쟁이

담쟁이 집

프렌쯔라워 가로수 길 모퉁이에
아담하게 보이는 집이 있다.
어디가 앞문이고 어디가 뒷문인지 모르게
온통 초록의 담쟁이로 덮여 있는 집
누가 돌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내깔려 둔 것 같기도 한
담쟁이가 곱게 커가고 있는
신비스러운 집이 동 베를린에 있다

벽을 타고 올라가는 넣쿨에
집이 망가지지나 않나
내심 걱정도 되지만
자연에 어울려 아름답다

담쟁이 잎들이 숨쉬고 있을 때
아마 이 집도 숨쉬고 있겠지
그럼 담쟁이가 커가듯
집도 커가고 있겠지

어제도 가보고, 오늘도 가보니
집은 그냥 그대로 있고
담쟁이 가지들 하늘로 향해
쭉쭉 뻗어나가고 있는 걸 보면
집은 접접 담쟁이 녕쿨로 모일 것이다
그럼 집은 안 보이겠지.

Haus in Ost- Berlin

Ecke Prenzlauer Allee
ein seltsames Haus mit Efeu bewachsen.
Wo ist der Eingang,
wo ist die Haustür?
Alles überwuchert der Efeu,
das ganze Haus!

Ein Stück Berliner Stadtlandschaft.
Wenn der Efeu noch weiter wächst, – so dachte ich –
würde das Haus wohl mitwachsen.

Heut war ich da, nun weiß ich:
Nur die grünen Ranken wachsen.
Sie haben das Haus verschlungen.
Auch so kann Einheit entstehen.

쿠담의 거리

쿠담의 거리

꼭 이맘때면 거리마다
부산스레 오가는 사람들
나도 그 대열에 끼어
시내 중심인 쿠담 으로 들어선다.
그때 크리스마스 때

반짝이는 자그마한 전구들
가로수에 걸쳐 빛나고
별처럼 한없이 재잘거린다.

아 –
또 한 해가 가고 있고나
한숨 한번 쉬고 하늘을 보니
스물네 번째의 해가 저물고 있다

유난히도 밝고 분주한
쿠담의 거리 한복판에서
하루의 삶을 태운다.

베를린 토박이가 되어간다.

오늘 같은 겨울날
고향생각 문득 나고
보고픈 부모형제
몹시 그리워할 때
그때
크리스마스 때
내 마음은 고향에 있다.

Kurfürstendamm

Kurfürstendamm -, Gewimmel von Menschen,
weil Weihnachten bevorsteht?
Ich weiß es nicht,
bin selber ein Teil davon.

Nicht Sterne beleuchten den Kurfürstendamm,
es sind die funkelnden Lichterketten.

Ein Jahr geht wieder vorbei.
Schon 24 Jahren bin ich hier.
Es kommt mir vor, wie ein großer Atemzug.

Hier verbringe ich meinen Alltag,
werde langsam zum Berliner
wohl auch weil man es von mir erwartete
oder soll ich sagen „verlangte“?

An so einem Wintertag steigt die Sehnsucht auf
nach der Heimat, nach Freunden und Verwandten.
Wo seid ihr? Ich bin hier!
Lautlos schreie ich es in den
Winterhimmel in dieser Zeit;
man nennt sie hier Weihnachtszeit.

질투

허한 마음 한 구석에

싹 트는 질투
무엇을 향한 것인지도
모르게
커가고 있는 것
개나리가 담장에 기대어
자기의 노란 색을
과시하듯이

희망은
개나리가 지닌
노란 빛처럼 강하다
삶 그리고
젖어 드는 외로움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뼈에 사무친
슬픔과도 같은 것

무언가를 향한 갈망은
시들어 가고
텅 빈 마음 한구석엔
고개 들고 나서는
질투
무엇을 향한 것인지도 모르게
커가고 있는 것
아마 이건 봄을 향한
질투인가 보다

고향 생각

황금물결 바람 따라

내 뺨 스쳐갈 때
하늘은 단풍 속에 푸르러
가을은 깊어만 간다
내 고향,
서울에도 지금쯤
단풍 속에 한창일 거야
흩어지는 은행잎 사이로 옛 친구들 모습 아른거려
천리길 단숨에 가고픈 고향
바람아 불어라
내 마음 싣고 서울로 가거라
이 사랑 전해주고 오너라

모래 바람

모래 바람

바람이 분다,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모래바람, 바람이
우리네 볼스치고
몰아치는 바람엔
모래성 무너지고,
검게 그을은 얼굴엔
모래 떡 찰싹 붙어
여행객 괴롭힐 때
바람이 분다,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모래바람 오늘도
무인도로 실려 간다.

Sandsturm

Es weht der Wind von West nach Ost.
Er füllt mit Sand sich, hüllt uns ein
und schleift die Burgen, die von
Kinderhand erbaut am Strande standen.
Auf braungebrannter Haut.
beißt weißer Sand sich fest.
Der Sturm zieht über Spiekeroog hinweg –
ins Niemandsland…